수묵 작업 – <아이쿠>, <무제>

나의 수묵 작업은 몸으로 그리는 몸 그림이고, 한지 위에 선이 변주되는 추상이다. 대상의 본질을 이미지로 읽고 몸의 제스추어로 변환시키며 직관과 몸짓만 남도록 한 또 다른 형식이다. 서체에서 출발한 타이포가 드리핑 된 <아이쿠>, <무제>란 표제는 의미가 이미지 개념으로 스며드는 작업, 즉 순간과 행위의 하나를 의미한다.
한일자 (一) 선으로 시작된 하나의 상징이 때로는 수만 갈래 다양한 획으로 변주한다. 일터면 하나가 진체이고 전체가 하나라는 "一卽多 多卽一"(일즉다 다즉일)의 합의이다.
작위와 무작위가 엄밀히 구획되는 작업에서, 붓과 먹은 마치 능동체인 듯 내 몸과 다르지 않다. 한지에 나는 발묵과 번짐, 흘러내리기, 뒤기기 등의 작용으로 팽팽한 긴장의 순간을 최대치로 구현한다. 그 위에 발현된 불균형한 형상들의 긴장은 밀고 당기는 내밀한 에너지로 분배되어 균형이를 획득하려 한다.
몸과 마음이 온전히 무아지경으로 몰입되는 지점, 몸의 관성이 작동하는 행위가 생각이 분화하는 임계점을 만나 작업은 존재하되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재 각성 된다. 정신의 날이 획으로 체득되고, 육화된 몸의 행위만을 남긴다. 나의 행위와 나의 그림은 완전한 합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