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회화 전공 학사
주요 작업 주제 감정의 시각화, 내면과 상상 세계의 표현
주요 활동 학교 전시 참여, 개인 작업 및 설치작업 진행
관심 분야 회화, 설치, 일러스트레이션, 스토리텔링 기반 작업
낯선 시선으로 그리는 외계인의 수묵
<삐삐-삐, 이방인의 정원>
나는 언제나 겉도는 존재 이방인이라 느껴왔다.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군중 속에 서는 숨이 막히고 풀과 꽃을 사랑하면서도 가까이 다가가면 기침이 터진다. 그래서 나는 늘 직접적으로 다가가지 않고, 한 발 물러서 낯설게 바라보았다. 이 방식은 내게 오히려 편안했고 그렇게 비껴 선 시선이 곧 이방인의 태도가 되었다. 직접적이지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은 애매한 거리감 속에서 나는 세계를 관찰했다. 그것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작업의 방법론이자 삶의 태도로 이어졌다.
이러한 낯선 시선은 상상으로 확장되어 만약 나처럼 모든 것을 낯설게 보는 존재가 있다면 어떨까 우주를 유랑하는 외계인이 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들이 수묵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어떤 풍경이 남겨질까. 작업 속에서 꺼내 본 기 억은 온전한 장면이 아니라 빛의 파편으로 남는다. 그것은 일상 속 작은 순간이기도 하고 불시에 스쳐간 섬광이기도 하다. 군 복무 시절 강릉 산불에서 본 불빛은 그중 가장 강렬한 사건이었다. 두려움과 상실을 남겼지만 동시에 내게 새로운 감각의 문을 열어준 빛이었다. 소소한 일상의 장면, 불시에 찾아온 균열, 우연처럼 다가온 순간들 역시 나를 다른 질서로 이끌었다. 나는 그 빛의 조각들을 회화 속에서 반복적 으로 드러내며 다른 질서로 번역해왔다. 외계인이 수묵을 그린다면 아마도 나처럼 수집한 기억의 섬광과 흔적을 우주의 패널 위에 새겨넣지 않을까.
내게 우연은 늘 일상의 일부였다. 그것을 억지로 붙잡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드러나는 대로 두었다. 때로는 폭죽처럼 터져 나오는 장면에 감탄 하며 그 흔적이 이끄는 길을 따라갔다. 강렬한 재난의 순간도소소한 일상의 풍경도 결국은 나에게 주어진 세계의 질서 속에 포함된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고통의 반복이 아니라 감탄의 반복이었다. 화면 위에서 반복되는 획은 정교하게 얽히면서도,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것은 잘 짜여진 코드 같으면서도, 별자리 같고, 숲이면서도 우주 같았다. 그렇게 나는 ‘이방인의 수묵’을 그린다. 낯선 눈으로 다시 쓰는 세계의 풍경, 그것이 나의 작업이다.
나는 내가 남기는 모든 획이 결국 신호라고 믿는다. 알루미늄 패널 위에 머문 은하수의 흔적은 하나의 암호이고 우주의 어딘가로 흘러가는 메시지다. 언젠가 이 심겨진 언어들을 해석할 누군가를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숲을 가꾼다. 은하수 로 자란 나무들과 별빛의 반짝임이 얽혀 정원이 된다. 그것은 나의 개인적 기억과 우주의 질서가 겹쳐 이루어진 풍경이며 동시에 이방인으로서 보낸 나의 신호다. 외계인이 수묵으로 그린다면 그것은 별빛으로 엮인 숲이자 나의 정원 그리고 이방 인의 눈으로 다시 쓰여진 세계일 것이다.
Pi Pi-Pi 삐 삐-삐
이방인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