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오류 193.9x224.2cm Color on korean paper 2014
관계의 오류 193.9x224.2cm Color on korean paper 2014

이성과 감정에 관한 문제는 서양 근 현대 철학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져 왔다. 서양 근대 철학자들은 감정 을 이성에 의해 다스려져야할 대상으로 보고 이성과 감정을 주인과 노예의 관계에 비유하곤 하였다. 하지만 감정을 초월한 이성적 삶에 중심을 두었던 이성중심주의 사상은 오히려 감정을 소외시킴으로서 이성과 감정의 간극을 더욱 멀 어지게 하였다. 이성중심주의 사상에 대하여 철저한 반성을 추구하는 현대철학은 소외된 감정에 대하여 새로운 사유의 이미지를 그려나가고 있다.

프로이트는 마음의 실체를 이드(id)와 자아(ego), 초자아(superego)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욕망의 근원 인 이드가 본능적으로 욕망을 느끼고 해소하려 하지만 현실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이성적 자아가 이것을 계속 억제함으로써 이드는 무의식이라는 보호구역으로 도망쳐 ‘억압된 욕망의 위장된 성취’를 이루게 된다. 나는 이러한 무의식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나오는 백일몽을 통하여 설명하고 그것을 재구성 한 새로운 풍경을 구상하였다. 라캉은 욕망론에서 주체의 욕망은 언어에 의해 상징적으로 체계화된 구조 질서 속에서 욕망은 자신의 욕망이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욕망하는 타자의 욕망이 된다고 보았다. 나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고 본인의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자성(自性)을 확립한 주체로 나아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타자를 의식해 감정을 억누 르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억압된 감정은 자아상실의 허무감을 유발하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자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게 되었다.

삶은 본인이 직접적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방식으로 자기감응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나는 일상적인 삶을 살면서 습득 된 사유와 습관, 행동양식들에 의하여 현실적 삶의 배후에 잠재적으로 무의식화 된 소외된 감정이 있음을 인지하게 되 었다. 감정을 표출하고자하는 욕망이 상징체계의 사회구조질서로 구성된 세계 속에서 좌절되고 무의식속에 소외된 감 정들은 침체되어 남아있게 되었다. 무의식 속의 소외된 감정을 작품을 통해 의식화하여 소외된 감정을 소생시키고자 한 다. 무의식화 된 감정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감정을 보다 풍요롭게 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나는 감정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익숙한 풍경 속의 낯설음을 재현한다. 삶 속의 익숙한 풍경은 어느 순간 생소하게 다가와 새로운 인상을 준다. 그 과정에서 무의식 속 침전되어 있던 감정들이 소생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 풍경을 낯선 풍경으로 재현함으로써 무의식적 감정들을 의식화 시킨다. 이는 단순히 형상을 복사한 재현 이 아닌 나의 경험과 시간의 수식을 거쳐 파편화 되고 재구성된 심리적 풍경이다. 나는 표현의 한 계가 있는 언어 대신 체화된 몸을 통해 그림을 그 림으로써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삶 속에서 소외 되었던 감정을 불러일으켜 무감각해진 삶과 작 품에 대해 반추하는 계기를 이끌어내고자 한다.